|
“묵은 땅을 기경하라”<호10:12>. 외적으로는 번영을 누리지만 내적으로 썩어가고 있어서 이대로 흘러가면 머지않아 파멸의 심판을 맞이하게 될 북(北)이스라엘을 향하여 예언자 호세아의 메시지를 함축한 일갈(一喝)이다. “묵은 땅을 기경하라” 교회를 좀 다닌 사람들은 부패한 세력을 타도해야 한다는 결의의 함성으로, ‘개혁’을 부르짖는 외침으로 귀에 익숙한 말일 것이다.
정작 ‘묵은 땅을 갈아엎는다’는 것은 뭘까? 특정 대상을 타도하고 때려 부수며 핏대를 세우며 목청을 높이는 모습이 쉽게 연상될 수도 있지만, 그러나 호세아 예언서의 맥락을 살펴보면, 이런 뜻이다.
북이스라엘은 여로보암 2세 때 최고의 번영기를 누리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님의 은총을 입어 그렇게 풍요로울수록 제단, 돌기둥을 많이 세우는 방식으로 종교 외형을 크고 화려하게 세우는 데 열심이었다<호10:1>. 오늘날 같으면 교회당 크고 멋지게 짓고, 화려한 이벤트 거행하는 것과 같은 모습 말이다.
그러나 주 하나님께서는 그 모습을 ‘거짓으로 가득 찬 마음에서 나온 발상이라 벌을 받을 것이라’고 눈 하나 꿈쩍 안 하시고 찌르신다<호10:2>.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의 웅장함을 보고 감동 먹은 제자들에게 ‘이딴 것 한 개도 중요한 게 아니다’라는 식으로 말씀하신 것처럼 말이다.
그 종교 외형에 치우친 열심은 필연적으로 불의(不義)가 독초처럼 번지는 생활, 사회 현상을 낳을 뿐이고<호10:4> 이는 결국 나라 망하고 종교 유산도 다 빼앗기고, 노예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하나님께서는 종교 외형에 치우치는 헛된 신앙의 종국을 명확히 깨우쳐 주셨다.
그리고 “정의를 뿌리고 사랑의 열매를 거두어라. 지금은 너희가 주를 찾을 때이다. 묵은 땅을 갚아 엎어라. (그러면) 나 주가 너희에게 가서 정의를 비처럼 내려 주겠다”<12절. 새번역>. 생명의 길을 밝혀 주셨다.
결국 묵은 땅을 기경한다는 것은 종교 외형에 치우친 열정, 그릇된 추구를 버리고 ‘정의를 뿌리고 사랑의 열매를 거두는 추구’, 일상의 삶을 정의와 사랑의 태도로 바로 세우라는 뜻이다. 참된 신앙은 삶의 올곧음과 아름다움이다.
지금 대한민국 교회, 그리스도인은 정말로 묵은 땅을 갈아엎어야 하는 때 아닌가?
(241129. 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