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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국 가면 만나고 싶은 사람 | 2025/09/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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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 앞 김소정 미용실에 갔다. 이발소만 다녔던 내가 아내의 권유로 처음 간 미장원, 벌써 30년도 훌쩍 넘은 단골이 되었다. 그 사이 원장 쌤과 많이 친해져서 머리깍음을 당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전에도 언젠가는 자신도 교회를 갈 것이라고 가고 싶다고 말하곤 했었는데, 오늘은 원장이 먼저, 자기 남편이 교회에 다니자고 해서 가려고 한다고 한다.
10여년 전에 자기 동생의 아내가 일찍 소천하자, 동생을 위로하기 위해서 6개월 동안 동생 교회에 수요예배 때마다 함께 해 주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꽤 깊은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다.
“교회가 많대요?” 놀란 듯 말하는 게 다닐 교회를 좀 물색해 보았던 모양이다.
“서울은 멀고... 집 근처 문호리에 100년도 넘은 교회도 있더라고요.”
“네, 있어요, 문호교회라고요, 우리나라 맹인 박사 1호,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미국 백악관 정책보좌관이 되었던 강영우 박사님이 어렸을 적 다녔던 교회예요.”
“아 그래요?”
“그런데 저는 강영우 박사님 생각하면 그 누이가 생각나요?”
“누이가 어땠는데요?”
강영우 박사의 누이는 인터넷에 검색해도 이름도 찾기 어렵다.
소년 강영우, 13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고, 이듬해 중학교를 다니던 중 학교에서 축구하다가 그만 축구공에 눈을 맞아서 망막박리를 앓았고, 당시 열악한 의료기술로는 고칠 수 없어서 결국 시력을 잃고 말았다. 그 충격으로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던 그 누이는 동생들을 먹여 살리고 학교에 보내기 위해 자신은 학교를 그만두고 청계천 평화시장 봉제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 1년여 지나서 차가운 재봉틀에 고개를 박고 과로사로 세상을 떠나버렸다.
고아가 된 강영우 박사와 동생들은 재활원과 보육원에 흩어지게 되었고... 그 고난을 뚫고 강영우 박사는 마침내 입지전적 인물이 되었고 그 믿음의 마음에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서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영광을 내려주시기도 하셨다.
하지만 그 누이, 꿈 많은 여고 시절, 느닷없이 학교 그만두고 문호리에서 버스 타고 청량리 거쳐 청계천까지, 그 당시에는 족히 두 시간은 걸렸을 것이다, 출퇴근하며 하루 종일 재봉틀에 앉아서 일하고 저녁이면 동생들 밥 챙겨주는 누이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천국에 가면 난 어느 믿음의 위인들보다도 그 누이를 꼭 만나고 싶다. 우리 예수님께서 그의 눈물을 닦아 주시며 더 큰 사랑으로 안아 주시며 더 아름다운 하늘의 상급으로 갚아주신 모습을 보고 싶고 듣고 싶다. (250905. 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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